플롯, 더 이상 소설과 영화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A회사의 Y팀장 보고, 난관에 부딪치다 

연말 조직 개편으로 인해 신임 Y팀장은 A회사의 마케팅팀을 맡게 되었다. Y팀장은 두 주 후에 CEO와 다른 팀장들에게 A회사의 영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타 팀장들 보고와의 경쟁 이유도 있었지만 CEO 보고라는 점 때문에 Y팀장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A회사는 IT 대기업으로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 대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준비 중이었다. 곧 발표를 준비할 T/F팀이 꾸려지고 팀원들은 작업에 착수했다. 몇 차례의 회의를 거쳐 보고할 내용을 정리하고, 정리한 내용은 늘 작업하던 목차에 맞춰 채워졌다.

일주일 후, Y팀장은 T/F팀이 작성한 자료를 리뷰했다. 결과는 ‘뭘 보고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용은 많으나 핵심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이런 보고라면 20명이 넘는 임원들의 보고 가운데 묻혀 CEO 기억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T/F팀은 난관에 부딪쳤다.

익숙한 상황이다. 기껏 준비한 보고나 발표가 ‘하.나.도. 모르겠다’는 평을 듣는 상황 말이다. 사내 보고라면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지만, 신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고객 대상 제안 발표라면 심각하다. 따라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성공적인 발표 자료에는 플롯이 있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난관에 부딪힌 T/F팀은 프레젠테이션에 능통한 한 컨설턴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컨설턴트는 자료 검토 후 먼저 발표 전체를 대변하는 핵심 메시지를 도출했고, 그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플롯(스토리구조를 의미하지만, 쉽게는 일종의 목차라고 생각하자)을 설계했다. 결국 Y팀장은 한 주 정도의 수정 작업 후 완성된 최종본으로 성공적인 발표를 할 수 있었다.

인용된 사례가 어디 책에서나 나올 법한 꾸며진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실사례다. 다행이다. 왜냐하면 우리도 그 방법을 따라하면 되니까.

그렇다면, 이제 그 컨설턴트가 했던 작업을 살펴보자. 발표 자료를 보완하는데 있어, 물론 컨설턴트가 기본적으로 가진 역량도 작용했겠지만, 실제 그녀가 주력한 것은 플롯 설계였다고 한다. 사실 그녀가 적용한 플롯은 우리가 잘 아는 ‘오즈의 마법사’ 였다. 그리고 이 플롯은 로널드 B. 토비아스의 저서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응용했다고 한다.

 

<발표가 진행됨에 따라 변화하는 자료별 긴장도 곡선>

 

로널드 B. 토비아스는 그의 저서에서 고전 문학부터 현대 문학까지 이야기의 기본 뼈대를 이루는 20가지 플롯 패턴을 제시하였는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예술분야에서 플롯은 유행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요소라는 점이다. 단지 시대 별 어떤 플롯의 패턴이 자주 사용되었는지 여부만 변할 뿐이라고. 

또한 Y팀장의 보고 사례를 통해 이 플롯들은 소설, 영화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제안, 각종 보고 자료의 플롯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해서, 본 시리즈에서는 토비아스가 제시한 플롯들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고, 이 플롯을 적용한 각종 보고 자료 혹은 제안 발표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통해 다양한 프레젠테이션을 기획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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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019-11-27T09:08:59+09:0011월 20th, 2019|Categories: Delivery, 플롯|Tags: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