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제안 2단계 – 숨겨진 고객 요구 분석


대개 클라이언트는 피치를 하기 전에 미리 브리프와 같은 사전 설명서를 발행한다나는 그 브리프에 맞춰 훌륭한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결국에는 광고를 성사시키지 못해 머리를 긁적이며 왜 자신들이 선택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하는 대행사를 심심찮게 봤다. 중요한 것은 브리프에 쓰여 있는 내용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의중에 있는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중심이 된 피치(Presentation)를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설득의 배신(캐빈 엘런 저) ]

 

 

그렇다. ‘브리프 RFP(제안요청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의중에 있는 바로 그것. 공개된, 공식적인 RFP에 숨겨진 그것. 우려와 걱정, 속마음 혹은 자신도 모르지만 잠재된 요구. 그 의중을 찾아내 답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숨겨진 요구

G은행이 ‘POST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제안요청서를 보냈다. 업무와 기술 측면의 요구사항이 대부분인 제안요청서. 요구에 대한 해결책을 작성하는 것이 제안서이나 그 만으로는 이기는 제안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 우리는 G은행의 시스템 구축 역사, G은행 시스템에 관한 신문기사, G은행 CIO의 인터뷰 기사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G은행은 국내 타 은행에 비해 차세대 시스템 도입이 늦었다는 점을 경쟁적으로 의식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을 ‘POST’라는 단어에 담았다는 점을 파악하게 되었다. 자신들이 하는 차세대는 남들과 다른 POST 차세대라는 것이지. 우리가 준비한 제안은 ‘this is POST G은행 – Everyone’s Hopes and Dreams’. 화려하고 멋지지만 고객과는 거리가 있는 타 은행과 달리 고객과 호흡하고, 더 크고 더 긴호흡을 준비하는 은행이 POST G은행임을 선언하고, 이를 제안사가 구현해낼 수 있음을 제안. 경쟁사를 이기고 사업 계약.

숨겨진 요구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고객 또는 사업을 담당하는 실무고객과 인터뷰 하는 것인데, 질문은 이런 식이어야 한다. ‘사업이 목표로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그 간 비즈니스를 운영해온 방식은 어떠했습니까?’ ‘이 사업을 하는데 제일 걱정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제안업체에 기대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등.

고객과의 인터뷰가 여의치 않다면, 공개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다. 고객 비즈니스가 속한 시장변화, 고객사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재무정보나 신규 전략과 비전, 고객 비즈니스 관련한 신문기사, 고객사 주요 의사결정권자의 인터뷰 기사 등. 예상외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고객이 원하는 바’ 가 갖는 가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제안요청서를 보냈다. 제안의 대부분은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할 것인가로 채워질 것이나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 시스템 구축 역량에 있어서는 제안업체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이에 고객의 의중, 숨겨진 요구 분석을 위해 분석 관점을 확장해 고객의 고객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사실, 사업을 주관하는 정부기관의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민의 반발이나 제도 도입 실패에 따른 감사와 문책이다. 그러니 그들의 고객인 국민이 새로운 제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기대하고 또 우려하고 있는지를 조사해 그들의 반발이나 제도 운영의 허점을 사전에 보완할 수 있다면 실패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는 고객에게도 또 고객의 고객인 국민에게도 더 가치 있는 제안이 될 것이고. 한편으로는 고객의 고객을 이용해 우리의 고객을 찌르는 효과도 노려보았다. ‘고객의 고객께서 이렇게 생각하신다는데, 사업은 그 생각에 맞춰 이렇게 추진하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겨진 요구는 없던 요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맥락 없는 숨겨진 요구는 제안과는 동떨어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것이다. 숨겨진 요구는 사업 추진의 배경, 고객이 처한 상황, 사업을 통해 그들의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제안요청서에 명시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을 뿐, 행간에 띄엄띄엄 감춰져 있거나 제안요청서를 발행하기까지의 과정 중에 드러난 바가 있거나 주요 의사결정자의 입을 통해 언급된 것이다. 그런 것이다.

 

 

 

 

By |2019-11-27T14:52:12+09:0011월 19th, 2019|Categories: B2B 제안, Digging|Tags: , , , |